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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며
김종승 고려대 발광센서재료연구단장
요즘 세간의 화제중 하나가 ‘벤쿠버 동계올림픽’이다. 소트트랙경기의 분투와 환희 그리고 아쉬움, 빙상의 요정 김연아 등 눈만 뜨면 너도나도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금6, 은6, 동2의 총 14개의 메달을 따 종합성적 5위를 달성하고, 아시아 1위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한국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올려놓은 우리 선수들의 노고에 진심어린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필자는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볼 때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해준 대표선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한 켠에 우리나라의 과학경쟁력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의 과학경쟁력은 어느 수준에 있을까? 금메달, 은메달, 아니면 동메달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일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과학기술논문색인(SCI) DB를 분석한 결과다. 여기에 따르면 2007년도 한국의 SCI 게재 논문수는 25,494편으로 세계 180개국 중 12위로 나타났다. 또 한국 SCI 논문이 전 세계 논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7%로 최근 10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분야별 논문발표수를 보면 재료과학이 5위, 컴퓨터과학이 7위, 약리학이 7위, 물리학이 8위, 공학이 10위를 차지한다. 총 24개 분야 중 5개 분야의 논문수가 세계 상위 10위권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 수치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과학경쟁력의 수준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논문 수가 아닌 논문의 질, 교육 등 대학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9년 대학평가 자료에 의하면 아시아 30대 대학에 포함되는 국내 대학은 단 3곳뿐이다. 세계 100대 대학에 들어가는 국내 대학도 2개에 그친다. 이에 비해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많은 대학들이 100대 대학에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의 평가방식을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존의 논문 수만으로 평가하던 양적 평가가 아니라 논문의 질이나 연구전문성 등을 따지는 질적 평가로 전환해야한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정부도 몇 해 전부터 연구비를 지원할 때 논문의 질적 평가를 택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도입하면 impact factor와 피인용 회수가 높은 논문을 발간할 수 있다. 결국 이런 평가제도가 국내의 과학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수단이 된다.

이제 막 과학의 길로 들어서는 학생들이 과학한국을 이끌 2020년 즈음에는 한국 과학의 위상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세계적인 과학 금메달을 목에 거는 그 날이 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쏟아지듯이 한국에서도 과학 분야에 노벨상이 나올지 모른다.

글/김종승 고려대 발광센서재료연구단장 jongskim@korea.ac.kr (2010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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