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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보는 눈 |
#1. 세미나 10분 전. 두려움을 안고 회의실에 들어간다. 오늘 발표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조금 떨린 목소리로 시작한 발표. ‘이만하면 괜찮지’ 싶은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이어지는 질문과 충고들에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속상하기도 하고, ‘이런 방법도 있구나’라며 감탄도 한다. 시작의 두근거림만큼 복잡한 감정을 남기며 회의가 끝난다.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이런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험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일상은 ‘실험, 실험에 대한 데이터 정리 및 해석, 그에 대한 발표 준비’로 구성된다. 발표 준비가 주된 일 중 하나가 된 것이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표는 다른 이와 의견을 공유하고 조언을 얻으며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 중요한 기회로 작용한다.
또 발표는 자신의 연구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는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말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한 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면 청중으로 하여금 그 일에 대해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듣는 이들이 주제에 흥미를 가지면 그것에 대한 긍정적인 동의도 얻고, 논리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지적받을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서 적절한 협력자나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실험의 경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려움이 줄지만, 발표의 경우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두근거림이 섞인 두려움을 남긴다. 그런데 이런 발표에 두려움을 갖지 않고 뜻을 잘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발표의 기술에 대해 쓴 많은 책을 살펴보면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서 보여줄까를 고민해야 효과적인 발표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험 내용을 발표할 때도 이야기 구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전체를 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전체를 본다는 것은 자신이 하는 실험의 시작점과 목표점을 이해하고, 정말 필요한 증거가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실험하고 데이터를 만드는 실험자는 실험 하나에 여러 가지 생각을 담는다. 그런데 한 가지에 너무 많은 지식을 담으면 전체를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발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전체를 보는 힘이 필요하다. 발표를 위해 전체를 구성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고, 일의 방향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다. 또 발표를 끝낸 뒤에는 청중들에게 더 좋은 아이디어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밤 늦도록 이어지는 실험과 데이터 분석에 지치다보면 발표까지 신경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신경 써서 발표를 준비하면 본인의 생각이 정리되는 것은 물론 성공적인 발표를 할 수 있다. |
글/김보규 크로마틴다이나믹스연구단 박사과정 연구원 (2010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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